안나스쿨 캄보디아 봉사자 송영애 선생님의 나눔: 붉은빛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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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랑소와즈 댓글 0건 조회 251회 작성일 24-07-06 13:17본문
붉은빛 노을 속으로 걸어가는 아이들 송영애
안나스쿨에서 온전하게 하루를 보낸 첫날, 2024년 6월 11일은 바르나바 성인 기념일이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는 말씀으로 행복한 날이다.
더위로 몸을 뒤척이다 시간을 확인한다. 새벽 3시 30분. -정확히 한국에서 일어나는 시간이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시차 부적응?^^ -캄보디아라서 생긴 2시간 여유다. ‘노니 장독 깬다’고 일어나 앉는다.
캄보디아로 들어 온 지 5일, 푸르삿에서 KCOC NGO 봉사단원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날이다. 말씀과 함께 이른 아침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6시. 인기척이 들린다. 어제 잠시 인사를 나눈 소녀들이다.
수줍은 웃음을 나누는 그들이다.
물빛 지느러미가 있는 그들이다.
눈부시게 사랑스럽다.
번역기를 써 가며 짧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담아 본다.
그리고 벗이 보내 준 사랑과 응원이 담긴 차를 마시며 캄보디아 뽀삿 뜨거운 6월 하루를 이열치열로 맞이한다.
전날 첫인사를 나누며 받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 끄러마를 두르고 방을 나선다.
현관에서 만나 성모님과 주님께 인사를 드리고 발걸음 가볍게 안나스쿨로 향한다. 오늘 하루 축복을 보내 주시는 두 분, “고맙습니다~~~~”
첫 방문지는 쓰랑쓰롱 마을! 근처 쓰레기 매립장이 있어 일명 쓰레기 마을이다. 오후 5시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는 아이들……. 마을 수업은 5시. 시간 맞춰 온 아이들이 먼저 차례로 줄을 맞춰 마당에 펼쳐진 넓은 천막 자리에 앉는다. 높고 푸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삼삼오오 속속 들어오는 아이들. 아이들 웃음이 눈부시다. 그 눈부신 웃음에 나도 따라 웃으며 두 손을 모으고 “쭘립 수읍” 인사를 건넨다. 무엇이 이들을 학교 수업을 끝내고 이곳으로 달려오게 할까? 마을 공부방 수업은 선생님이 동화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집중하는 아이들, 장난기 가득한 눈망울을 보이며 장난치는 아이들 …….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하늘로 떠 오르고 있다. 몇 가지 내용 질문을 던지는 선생님,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이들, 어미 새가 물어다 준 벌레를 받아먹은 새끼 새처럼 고개를 쳐들며 대답한다. 깨물어 주고 싶다……. 눈 마주치며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답해 주고 싶다. 너희는 아니? 너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이어지는 영어 수업. 아이들이 바닥에, 무릎에 공책을 대고 고개를 처박고 열심히 꼬부랑글씨를 따라 적는다. 몇몇 아이들은 연필을 들고 눈만 깜박인다. 쓰기를 하기에는 아직 힘이 드는 어린아이다. 옆에 가 도와주니 환한 웃음으로 답한다. 앞에 선생님이 읽기 시범을 보이고 아이들이 따라 읽는다. 목소리가 지붕 없는 ‘하늘 교실’을 뚫을 듯 우렁차다. 오늘 처음 오신 봉사 선생님과 짝이 되어 친구들 앞에서 상황극을 펼치며 배운 영어 대화를 곧잘 선보이는 아이들. 믿음직스럽다. 고소한 향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한쪽에서는 두 분 봉사 선생님이 뜨거운 볕 아래 간식 준비로 손길이 바쁘다. 학교 수업에 이어서 방과후 수업까지 하고 있은 아이들 눈길도 그곳으로 조금씩 몰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녀석들, 눈치가 백 단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낼 수는 없다. 으싸으싸~~~이제 율동 시간이다!! 모두 일어나 더 큰 웃음을 안고 노래 부르며 한바탕 뛴다.
간식을 먹고 붉은빛 노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아이들 뒷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운 건 충만해진 내 마음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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