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스쿨 캄보디아 자원봉사자 오영준 선생님의 나눔 :스며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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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랑소와즈 댓글 0건 조회 280회 작성일 24-07-06 13:20본문
제목: 스며듦
오영준
단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
집 앞 도로를 지나는 시끄러운 차 소리,
다양한 가게들의 시작하는 소리,
이른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여러 소리들이 한데 모여 아침을 깨우고
눈부시고 뜨거운 햇살이 거리를 밝혀온다.
‘아론’, 이 나라 말로 ‘아침’이다.
‘쑤어 써다이’, 이 나라 말로 ‘행복하세요~’이다.
‘아론, 쑤어 써다이’라는 아침인사로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하루가 시작되는 이 나라는 ‘캄보디아’이다.
두서없는 이야기지만 진심을 담았으니 모두가 마음으로 들어주면 좋겠다.
나는
‘바쁘게, 빠르게, 서두름’의 나라에서 와서
‘천천히, 느리게, 차분함’의 나라에 있다
이 속에서 나는
오전 오후 마을을 이동하며 공부방, 학교, 가정집 마당에서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하고,
다친 아이들을 치료하고, 안나스쿨에서 준비한 간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중심으로
올마이 키즈 후원 사업, 안나스쿨 자체 프로그램 진행 등 여러 일을 보조하며 다양한 업무를 맡아 배워가고 있다.
포장된 도로보다 비포장 된 도로가 더 많은 길을 따라가면
1시간의 수업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아이들,
선생님과 함께 추는 춤이 마냥 즐거운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아이들에게 간단한 영어를 가르치고
다친 학생들에게 1차적인 치료와 드레싱을 해주고
크메르어로 맛있게 먹어 “쏨 냠 츠냔”라는 말과 함께 간식을 나눠 준다.
도착하고 첫 주에 마을을 돌아다닐 때는 더듬더듬 자기소개를 하고 가는 곳마다 환영의 노래와 함께
두 손이 부족할 만큼 진심어린 꽃을 듬뿍 받았다.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 한 주가 지나고,
둘째 주가 되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아간 마을에서
이름을 알기 전부터 티없는 미소로 달려와, 안아주고 반겨준 아이들을 보며
나는 그 많은 아이들을 기억하는데 오래 걸리겠지만 아이들이 나를 기억하는데는 어렵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보다 더 정확한 교육과 줄 수 있는 최고의 추억을 위해 크메르어를 빨리 배워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살아본 경험이 있는 모두에게 공통된 질문일 것 같다.
밥은 잘 먹고 다녀?
힘들진 않니?
아픈 곳은 없니?
그럼 나는 말한다.
한국보다 잘 먹고 다니고,
힘들지 않고,
너무나도 건강하다고
사실 힘들 틈이 없고, 안 먹을 수가 없으며 아플 수가 없다
내가 있는 이곳, 안나스쿨은
10년이 넘도록 매년, 매달, 매주 이러한 활동들을 해왔다.
수녀님, 현지 교사, 직원분들과 함께 지금껏 같이 지내고, 일을 하다 보니
배울 게 많은 분들이고 존경스러운 분들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도, 아파도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과 열정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높고, 넓다.
그래서 나 또한 아파도, 힘들어도 안 되기에 잘 먹고, 건강해야 한다.
나는 ngo 봉사단 오영준 단원으로 와서,
록끄루 준, 봉쁘록 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캄보디아에, 여기 이곳 안나스쿨에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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